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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호]니가 나를 삼키던 밤 2007-12-25 10:31:00


니가 붉은 달을 삼켜버린 밤

세상은 어둠속에 잠겨 버렸고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나는 세상은 원래 그런거라며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내 자신을 위로했다

 

니가 파란 해까지 삼켜버린 밤

세상은 더 큰  어둠속에 잠겨 버렸고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나는 너를 이해할수 없다며

춤추고 노래하며 내 자신을 위로했다

 

니가 결국 나까지 삼켜버린 밤

나는 너의 따뜻한 위액속에 잠겨 버렸고

붉은달과 파란해가 공존하는 너의 위 속에서

너의 굶주림을 이제는 이해할수 있다고

너의 허기짐을 이제는 이해할수 있다고

서서히 녹아내리며 내 자신을 위로했다

 

그렇게 내 존재가 녹아내리던 밤

그렇게 내 자신이 너에게 흡수 되던 밤

이런 식으로라도 너와 하나 됐다는 사실로

존재조차 사라져 버린 난

널 위로 할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