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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호]너를 삼켰을때 2006-05-20 22:15:00


길을 걷다 발에 돌이 채여

그 돌을 힘차게 걷어찬 나는

예상외로 유쾌한 돌의 비명 소리에 잠시 정신을 잃고 길에 쓰러졌다

 

그렇게 수일이 지난후 눈을떳을땐

밤하늘에 달은 어둠을 밝히고 있었고

수많은 별들은 어디론가 쏟아지고 있었다

난 그 자리에 그렇게 그대로 며칠간 더 누워있었다

 

그렇게 수일이 지난후 눈을 떳을땐

수많은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었고

하늘에선 빗방울들이 어디론가 쏟아지고 있었다

 

한 방울 두 방울 내 얼굴에 빗방울들이 쏟아졌을때

한 방울 두 방울 내 목구멍속으로 빗방울들이 스며들어갔을때

그제서야 난 갈증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꿀꺽꿀꺽 남아있는 힘을 다해 빗방울을 삼킨다

 

갈증이 해소 되고 나니 배가 고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움직일 힘이 남아있지 않은 나는

빗방울만 그저 하염없이 꿀꺽꿀꺽 소리를 내며 삼키고 있을뿐이다

 

이 비가 제발 멈추지 않길 기도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