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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호]어느새 자라있어 2006-01-04 21:02:00


거울을 보니 말이야

어느새 머리는 자라있어

귀를 덮고 눈썹을 덮을 정도로 말이야

하지만 자라나는건 머리뿐만이 아니야

어느새 입주변과 턱주변도 까맣게 변해있어

하루만 면도를 하지 않으면 이젠 제법 거무스름하게 돼

어쩌면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 일거야

머리는 5살때도 자라지만

수염이 5살때 자랄경우엔 학계에 보고되거든

물론 나이가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염이 자라지 않는 남자도 있어

하지만 그런 남자들과는 다르게 난 

남성호르몬이 충만하게 분비되는 남자인걸

 

거울을 보니 말이야

어느새 머리는 자라있어

귀를 덮고 눈썹을 덮을 정도로 말이야

야한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도

그렇게 머리는 빠르게 자라있어

 

가만

전혀?

미안 다시 생각해보니 전혀라고는 말못하겠네

어쩌면 아주 적당한 속도로 나의 머리는 자라고 있는지도 몰라

물론 과학적으로 검증은 되지 않았지만

 

 

거울을 보니 말이야

어느새 머리는 자라있어

하지만 왜 키는 머리처럼 계속 자라나지 않는걸까 생각해 봤어

수염조차 놔두면 계속 자라는데

왜 키는 어느정도의 연령이 되면 더이상 자라나지 않는걸까 생각해 봤어

거울을 보다 말이야

창밖을 보니 말이야

별이 떠 있는데

별이 대답해준건 아니였지만 생각난게 있었어

자르는게 쉽지 않다는거야

머리나 수염정도야 쓱싹 하면 잘라낼수 있지만

사람 키를 잘라내긴 여간 불편한게 아니거든

손톱을 잘라내듯 '달깍' 한다고  잘리는 그런게 아니잖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식으로 잘라낸다면

매일 어디에서 들려오는지는 알순없지만

비명이 끊이지 않을테고

휠체어 회사 사장님은 돈좀 만지겠지

휠체어 제조회사 직원이 일등 신랑감이 될지도 몰라

내 생각이 이렇게 단순한것처럼

세상도 그렇게 단순하거든

 

거울을 보니 말이야

어느새 머리는 자라있어

귀를 덮고 눈을 찌를 정도로 말이야

싹뚝 잘라낸다해도

어느새 머리는 그렇게 자라있을거야

귀를 덮고 눈을 찌를 정도로 말이야

 

나의 성장은 이젠 멈추었지만

앞으로도 그렇게 머리는 자라날거야

줄곳

그렇게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