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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

페이퍼 [05호]Icarus 2004-11-29 22:37:00

'차가워...'
 
'너무나 차가워...'
 
 
미칠듯한 차가운 느낌에 눈을 떳을때 보이는건 하늘 밖에 없었고
그 하늘에선 차가운 눈들이 하염없이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 난 여기.. 왜 누워있는거지?'
 
 
어째서 난 이 차가운 바닥 한 가운데 누워 있는걸까
모르겠다
아무것도 알수가 없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일어나고 싶었다
 
 
'몸이...'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이려 할때마다 몸의 마디마디에선 통증이 흘러나온다
흘러나온 통증들은 조금씩 몸 전체로 퍼져나갔다
 
 
'컥!...'
 
 
퍼져나가던 통증이 한번에 몰아쳤다
너무나 고통스러워 비명을 지르려했지만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입에선 비명대신 시뻘건 피만이 뿜어져 나올뿐이였다
 
도대체 난 여기 누워서 뭘하는걸까
몸은 왜 움직이지 않고 어째서 이렇게 고통스러운 걸까
하늘에선 이렇게 아름답게 눈이 내리고 있는데

 
어째서 나의 마음은 이렇게 고통스러운걸까
 

생각하려하면 할수록 머리가 깨질듯 아파왔다
갑자기 머리속이 뜨거워지더니 '윙'하는소리와 함께 뜨거운것이 머리밖으로 퍼져나간다
그와 동시에 모든것들이 뿌옇게 보이기 시작했다
점점 더 추워졌다
하지만 몸은 떨리지 않았다
어쩌면 이미 아까전부터 떨고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미 어느곳에도 감각은 존재하지 않았다 
 
 
뿌옇게 보이던것들이 이번엔 서서히 까맣게 변해가고 있었다
갑자기 한 남자의 얼굴이 떠오른다
 
'누구지?..'
 
이 남자는 누구길래 갑자기 얼굴이 떠오른걸까
아무런 기억도 나지않는 지금
이 남자는 누구길래 갑자기 얼굴이 떠오른걸까
가슴이 너무 아파왔다
눈물이 갑자기 왈칵 쏟아져 나왔다
아까보다 더욱 큰 고통이 가슴을 죄어왔다
무척이나 슬펐다
이 남자가 누구길래
 
어째서 나의 마음은 이렇게 고통스러운걸까

 
무슨구경거리라도 생겼는지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젠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버렸다
어둠뿐이다
이젠 더이상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고
춥지도 않았다
 
 
하지만 어째서 눈물만은 멈추지 않는걸까
 
 
 
 
 
어딘가에서 희미하게 싸이렌 소리가 들리기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