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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호]초록도마뱀 2008-01-20 11:58:00

저 푸른 강을 헤치며 헤엄쳐 오는 도마뱀

 

그 어떤것도 사랑하지 않겠다던 초록 도마뱀은

 

어느덧 자기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꼬리를 사랑해 버렸다

 

기다랗고

 

꿈틀꿈틀거리는

 

귀여운 자신의 꼬리를 바라보고 안아줄때면 

 

너무나 기분이 좋고 사랑스러워서

 

자신도 모르게 감정이 복받쳐서 눈물이 핑돌곤 했다

 

하나라는 일체감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이 어떠한것으로도

 

표현되지 않는다고 도마뱀은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날

 

도마뱀은 그날도 자신의 사랑하는 꼬리와 헤엄치다

 

눈부신 광경을 보게 된다

 

비눗방울

한방울

두방울

 

햇살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비눗방울의 모습에

 

매료되어 버린 도마뱀은

 

한발짝

두발짝

세발짝

 

비눗방울을 향해 다가가

 

앞다리를 뻗어본다

 

하지만 바람을타고

 

점점 더 멀어지는 비눗방울

 

닿지 않는 비눗방울

 

도마뱀은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비눗방울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점점 더 빨리

점점 더 빨리

 

닿을듯 뻗으면 멀어지고

닿을듯 뻗으면 멀어지고

 

조금만 더 속력을 낼수 있으면

 

비눗방울에 닿을수 있을것 같은데

 

 

그렇게 비눗방울에

 

눈이 멀어버린 도마뱀은

 

자신을 좀더 가볍게 하기위해 자신의 꼬리를 잘라내버리고 만다

 

잘라내져 꿈틀거리는

 

자신의 꼬리를 뒤로한체

 

도마뱀은 비눗방울을 향해 달려간다

 

가벼워진 몸

 

빨라진 속도

 

눈앞에 있는 비눗방울

 

드디어 앞발을 뻗으면 닿을곳에 있는 비눗방울

 

도마뱀은 숨을 헐떡이며

 

거친숨을 몰아쉬며

 

앞발을 반짝이는 비눗방울을 향해 뻗는다

 

 

'톡'

 

 

닿자마자

 

앞발에 닿자마자

 

터져버리는 비눗방울

 

멍하니 도마뱀은 허공을 바라보다

 

빗방울

 

한방울

 

두방울

 

떨어지는 빗방울에 머리를 적시고 나서야

 

고개를 숙이고

 

발길을 돌리고 만다

 

 

 

 

돌아오는길

 

도마뱀은 자신의 잘려나간 꼬리를 보게된다

 

여전히 바닥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자신의 잘려나간 꼬리

 

그제서야

 

도마뱀은 욱씬거림을 느끼며

 

눈물을 펑펑 쏟으며

 

울기시작했다

 

알수없는 도마뱀의 소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