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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

페이퍼 [02호]버스 2004.11.25 12:57





매일 난 버스를 탄다
 
자의든 타의든 출근을 위해서든 외출을 위해서든
 
차가 없는 나로서는 가장많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수단이다
 
물론 택시라던지 전철이라던지 다른 교통수단도 있겠지만
 
가장 편리하고 가장 가깝고 가장 저렴한 운송수단은 버스가 아닐까 한다

 
 
난 버스 맨 뒷좌석을 좋아한다
 
버스정류장에서도 버스를 기다리다
 
뒷자석이 비어있지않으면 줄곳 버스를 그냥 보내버리곤 한다
 
 
뒷자석은 자리양보의 부담이 없다
 
물론 젊은이로서 몸이 불편하신분이나 노인분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는것은 당연한 미덕이라 하겠지만
 
때론 적잖은 부담이 되는것도 사실이다
 

젊은이의 당연한 미덕인 자리양보
하지만 병들고 지치고 힘들때는
순간적으로 눈을 감고픈 충동을
느끼기도한다
 
 
하지만 내가 버스 뒷자석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버스뒷자석에서는 버스안팎의 모든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마치 서울타워 전망대에서 서울 전경을 바라보는 그런 기분이랄까
 
버스에 탑승하는 다양한 사람들
 
이미 탑승하고 있던 사람들
 
운전에 몰두하시고 계신 버스기사님
 
졸고있는 사람들
 
살짝 고개 돌리면 보이는 좌우측 창밖 모습들

 
이런저런 모습들을 보고있으면
 
때론 웃기도 하고
 
때론 우울해 하기도하고
 
때론 무언갈 배울때도 있다

 
크지 않은 버스지만 그 안에 또 다른 세상이있다
 
세상의 축소판이라고나 할까



학창시절 버스 뒷자석은 힘과 권력의 상징이였다
 

뒷자석에 앉아 작은 세상에 집중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내가 버스안에 있다는 사실을 잊을때가 있다
 
목적지에 다왔는데도 내리기를 주저한다
 
나에겐 이 작은 세상이 너무나 편안한곳이 되어버린걸까
 
이미 버스와 뒷자석은
 
내 일상을 넘어
 
내 삶의 한 부분이 되어버린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