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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호]대화의 흔적 2005-09-28 08:21:00





 

 

손가락으로 귀를 막는다고 해도

모든 소리가 안들리는건 아니다

이어폰으로 귀를 막고 음악의 볼륨을 높여버린다해도

밖에서 나는 소리들이 모두 안들리는건 아니다

 

아주작은 틈이라도 있으면

그렇게 그렇게 나의 귓속으로 스며 들어온다

그렇게 고막을 진동시키고 달팽이관을 지나

결국은 대뇌속으로 흡수되버린다

나의 의식은 기억하지 못할지 몰라도

나의 뇌는 기억하고 있다

나의 무의식은 결국 기억하고 있다

 

그렇게 나는 나와 관련된 혹은 관련되지 않은 사람들의

소리를 흡수하고 의식하며 혹은 의식하지 않는다

하지만 결국은 뇌는 기억하고 있다

나의 무의식은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결국 각 사람들에 대한 무의식적인 결론과 판단은 내 말과 행동에서 발현된다

 

 

한발짝 한발짝 타인에게 다가선다

그 혹은 그녀에게 다가선다

그리고 의도된 혹은 의도되지 않은 행동을 하며 대화를 시도한다

 

그건 인사일수도 있고

농담일수도 있고

욕설 일수도 있으며

사랑 고백일수도 있다

 

만족 혹은 후회 만감이 교차하게된다

일종의 언어배설

흔적은 남는다

언어배설은 단순히 배설후 물내려버리듯

그런식으론 해결되지 않는다

이미 타인의 귓속으로 두뇌속으로  서로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흡수되어 버린다

그리곤 다시 두뇌의 결론

그리고 다시 두뇌의 판단

행동에서의 발현

반복 또 반복

 

그렇게 기쁨을 주고 상처를 주고 웃음을 주고 눈물을 주고

하루하루 원하던 원하지 않던 살아가게 된다

 

내가 너에게 기쁨이 되고 니가 나에게 기쁨이 되고

내가 너에게 슬픔이 되고 니가 나에게 슬픔이 되고

내가 너에게 웃음이 되고 니가 나에게 웃음이 되고

내가 너에게 상처가 되고 니가 나에게 상처가 되고

 

원하던 원하지 않던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