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아주 오래전 얘기.
그래도 아직 한국출판만화시장이
전성기였을 시기였다.
이명진이란 만화가가 주간챔프에 등장하고
어쩐지저녁이라는 만화를 크게 히트시키며
초인기 작가의 반열에 들었다.
더욱이 고교시절데뷔로
만화계의 서태지라고 불릴정도였지.
나역시 당시 만화를 너무나 좋아하고
만화가를 꿈꾸던 풋내기 학생이였지만,
이명진은 정말 나의 우상이나
다름이 없었다.
어쩐지저녁은 전권다 사서모아두었고
챔프도 사서 모으며 어쩐지저녁만
잘라내어 보관할정도였으니까.
심지어 그가 그렸다는 게임 ys(이스) 포스터를
구하러 뛰어다니기까지 했을정도니..
그러다 그는 어쩐지저녁의 연재를 모두 마치고
군대를 다녀온후
라그나로크라는 작품을 연재하기시작한다.
사실 라그나로크는 어쩐지저녁 연재시절부터
작가 본인도 워낙 떡밥을 많이날리던
작품이였던지라.
만화 중간에도 캐릭터들이
엑스트라들로 출연하기도 했고,
아마 이명진 팬이라면 모두가
기대하고 있었을 그런작품이였다.
스스로도 정말 방대한 작품이
될것이고 설정도 엄청나다는
식으로 홍보가 되었기 때문이지.
나역시도 엄청난 기대와
두근거림이 있었다.
군제대후에 연재가 시작되었고,
드디어 그동안 설정화보로만 보았던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뭐랄까 사실 실망이였다.
캐릭터들이야 뭐 그림이 괜찮긴했는데
연출이라던지 일단 내용이
좀 어수선하고 일단 재미가 없었다.
그나마도 그 동안의 정을 생각하고
팬심으로 계속 보긴했지만,
그나마도 이명진이 동명의 이름게임인
라그나로크에 참여하게되면서
(만화와는 크게 상관없는 내용의)
연재도 중단되게 된다.
그것을 마지막으로 그의 이름은
만화쪽에서는 볼수없게 된다.
뭐 간간히 소식을 들으면
여전히 게임쪽에 참여하며
관련일을 하고 있는듯하지만.
사실 뭐랄까
어차피 본인인생이고 본인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 욕하기는 어려울것 같다.
알겠지만 만화가라는게
엄청힘들고 고된직업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어느순간 폭망(?)해버린
대한민국 만화계의 현실에서
만화가로써 활동하기는 현재로는
불가능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어느정도 팬들의 분노도
이해가 된다.
나역시도 분노했으니까.
그 수많은 떡밥을 보면서 설레여하고
기대하고 그러다가
뒷통수 맞은 기분이랄까.
그래서 인지 만화 라그나로크하면
많은 만화팬들은 분노부터 표출했던것같다.
내가 이이야기를 오랫만에 꺼낸이유는
역시나 오랫만에 책장에서
라그나로크르 꺼내서 보게 됐기 때문이다.
근데 다시봐도 이건 재미가 없다.
다시 분노하게 된다.
뭐 그래도 이것저것 검색해보니
작가가 여전히 잘지내고 있는거보니
뭔가 반가운 기분도 들고 그런다.
그냥 어린시절 100번도 더봤을
이제는 낡아버린 어쩐지저녁이나 보면서
이 분노의 마음을 가라앉혀야겠다.